신민철 남양주시의회 의장이 전반기 의장으로서의 임기를 마무리하며 작성한 소회문에 대한 지역정가의 반응이 싸늘하다.

지난 25일 보도자료로 배포된 A4용지 5페이지 분량의 ‘남양주시의회 제8대 전반기를 마감하며...’라는 제하의 글은 시민들에 대한 사과가 담겼지만 대부분 대의기관으로서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집행부 간부공무원들에 대한 불만으로 채워져 있다.

신 의장은 작심한 듯 조광한 시장을 겨냥 “(자신이)무조건 옳고 조금의 지적도 참지 못하며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시의원을 하수인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있다.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을 왜곡한다”고 했으며, 집행부 공직자들을 향해선 “시장의 눈과 귀를 막고 오직 맹목적인 충성경쟁을 하고 있다. 의회 경시 태도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했다.

이로인해 3선의 최연소 의장으로서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정면돌파라기 보다 오히려 자폭에 가까운거 아니냐 등 지역정가의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각종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지역정가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설득력과 명분 없는 정면돌파는 스스로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3선의 최연소 의장으로서의 정치적 한계를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의기관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군림하려다 실패한 패장(敗將)의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지역정가의 다른 한 관계자는 “소회문라기 보다 시장과 집행부 간부공무원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 스스로 위기를 더 키운 것으로 보여진다”며 “노련한 정치인 답게 실수를 인정하고 큰일을 위해 때를 기다리는 불비불명(不飛不鳴)의 모습을 보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칫 명예훼손 논란으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조직개편 관련 조례 부결에 대한 해명은 오히려 더 큰 비난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동안  ‘상임위 관련 의장으로서 할게 뭐가 있느냐’(본보 6월 19일보도)며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관여할 수도 없었다는 뉘앙스로 일관했던 신 의장이 조례 부결을 직접 조장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신 의장은 조례 부결 이유와 관련 “집행부의 성의있는 개선조치가 없었다. 신규임용예정자들의 간절함을 공감, 시장에게 향후 소통의사만이라도 밝혀주면 통과시키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의원들의 의견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제시 없이 무조건적으로 원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것은 협의가 아니라 협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계획보다 한 달여 정도 임용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대해 한 시민은 “패장의 변명도 모자라 끝까지 시장을 무릎꿇리지 못해 억울하다는 것이냐”며 “의장이 (조직개편 관련 조례 부결에) 관여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상임위에서 결정한 것이지 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느냐던 설명이 거짓이었다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전가도 부족해 임용되지 못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신규임용예정자들의 고통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3선의 최연소 의장이 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공직자들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주변을 의식한 듯 말을 아끼면서도 ‘후반기 의장단이 구성되면 의회와 집행부간 대립이 마무리되길 기대했는데 오히려 2차전을 예고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지금까지 집행부를 골탕먹이려는 역할에 충실했지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보기 어려운 거 아니냐’, ‘의회를 경시하는게 아니라 소통을 내세워 군림하려는 의도에 따라주지 않았을 뿐”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저작권자 © 포커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