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영우 후보가 3선 고지에 올랐다.

젊은 3선의 국회의원이 탄생함으로서 무게감에 걸맞은 정치가 기대된다. 김 당선자도 당선소감을 통해 “젊은 3선 국회의원으로서 (집행부와)머리를 맞대고 지역 현안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은 물론 할 말은 하고 중앙정부와 통하는 정치로 보답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혹시나 해봤자 역시나겠지’라는 비아냥이 벌써부터 나온다. 6선을 지낸 이한동 전 국무총리까지 거론되기도 한다.

김 당선자는 국회에서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소문나 있다. 국회 정론관에서 나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선 내내 지역 유권자들부터 '한일이 뭐가 있느냐'며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고 이번 선거에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는 김 당선자가 해 논 일이 없어서, 일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통과 스킨십 부족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출마 기자회견 당시 “일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게다.

김 당선자는 초선 때부터 해당 지역구 단체장 고유권한을 침범하지 않는 정치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직 시장의 불미스러움으로 인해 부시장대행 체제로 운영될 때도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현안사항과 관련된 집행부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소통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고, 그 결과 알려지지 않은 꽤 많은 일을 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인사를 비롯해 이권 등 사사건건 관여해 물의를 일으킨 타 지역 국회의원과 비교되면서 바보(?)스러울 정도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무엇인가를 기대했던 지지자들이 등돌렸다는 후문도 무성하다.

국회를 출입했던 필자는 국회의원의 업무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다. 과다한 업무로 인해 지역 유권자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소통과 스킨십 70% 이상을 보좌진이 담당하고 있다.

유권자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을 잘하는 다른 국회의원 경우 일을 하지 않아 시간이 많기 때문이 아니다. 그만큼 보좌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좌진 역할론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되도 지나치지 않다는데 국회의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김 당선자도 마찬가지일 게다.

이번 선거에서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김 당선자 보좌진의 역할에 대한 지적이 너무 많았다.

누군가를 따르게 하려면 세 가지 조건 중 한 가지는 맞춰줘야 한다고 한다. 첫째 경제적 이익을 주거나, 둘째 명분을 주거나, 셋째 경제적 이익과 명분을 주지 못한다면 협박하는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발적 따름을 기대하기란 지나친 욕심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수인 대중이라면 조금 다르다. 변화에 대한 희망,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리더십이라면 대중들의 자발적 따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소통과 스킨십이 뒷받침돼야 한다.

서장원 시장 조기 사퇴설이 나오고 있다. 시청 내부 소식에 정통한 사람을 통해 나온 얘기인 만큼 전혀 근거 없어 보이지 않는다. 조기사퇴든 대법원 판결에 따른 사퇴든 부시장대행체제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 공석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피해를 이미 경험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변화 그 이상’을 모토로 내세웠다. ‘그 이상’은 아니더라도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도 떼야 한다. 여기에는 고무신 나눠주던 시절에 머물러 있는 의식변화를 어떻게 유도해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리더가 변하면 조직도 달라지고 대중도 변하기 마련이다. 깨끗하고 일만 잘하는 3선의 국회의원도 좋지만 작금의 유권자들에게 필요한건 변화를 이끄는 리더다. 소통과 희망주입을 통한 자발적 따름이 아니라면 정치권력과 권력자에 대한 자발적 따름이면 어떤가.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과 단체장 권한에 사사건건 개입해 물의를 일으킨 국회의원 경우 구설수가 많았지만 유권자들과의 소통과 스킨십만큼 인정받았던 점은 깊게 고민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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