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조화, 평화 상징하는 소박한 한국형 정원

식물원과 생태공원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숲 속에서 호기롭게 '차 한 잔' 즐기고 갈만한 공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화원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화원은 소박한 정원이지만 화합이라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원활한 소통과 친목을 도모하는 대화의 광장을 목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우거진 숲 곳곳에 넉넉한 의자를 갖춘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어 함께 한 이와 마주 앉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 촘촘하게 구성 '다양한 수목' 한데 어우러져

중국 북경의 이화원이 번영 시대를 간직하고 있는 웅장한 정원이라면, 한국 가평의 이화원(二和園)은 화합과 조화, 평화를 상징하는 소박한 한국형 정원이다.

이화원은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조화를 이루며 더 큰 발전을 이룬다'는 의미로, 2009년 8월 경기도ㆍ가평군ㆍ고흥군간 농산가공품개발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이 명칭이 사용되게 됐다. 특히 이 명칭에는 동양과 서양, 수도권과 비수도권, 경상도와 전라도, 우리 민족과 세계가 가야할 화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공원 내부에는 브라질의 커피나무, 이스라엘의 감람나무, 하동의 녹차나무, 고흥의 유자나무, 가평의 잣나무 등이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렇듯 이화원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독특한 풍경이 바로 국경 없는 나무들이다.

◆ 발걸음 옮길 때마다 다른 역사와 문화 만나다

온실 2동으로 구성된 수목원 내부로 들어서면, 옛 초가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고흥과수원집'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아이들에게는 옛 문화를 전하고,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을 연상시키는 공간이다.

과수원집에서 발길을 조금만 옮기면 고흥 유자원과 과수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탱자나무 울타리 옆을 지나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실개천 위에 듬성듬성 올려놓은 바위를 따라 한걸음씩 건너다보면, 무과동산 그리고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죽림다원을 만날 수 있다.

죽림다원은 지리산 산록의 바위틈에 자생하는 야생차와 죽림 그리고 이슬 속에 자라는 죽림차밭이 조성돼 있다. 대나무 숲 안쪽에는 구불구불한 수로를 만들어 흐르는 물 위에 술잔을 띄워 보냈던 '포석정'도 재현, 자연 속에서 연회를 즐겼던 옛 선비들의 정취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

초화류와 큰 수목들이 어우러진 숲과 자연석으로 순박한 멋을 낸 연못 등을 지나 사붓사붓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다도의 종맥을 이어가려는 군민의 열정을 담아 조성한 '하동다정' 그리고 그 반대편에 한국커피역사를 담은 '한국커피문화사료전'이 마련돼 있다.

한국커피문화사료전에서는 커피를 즐겼던 고종황제의 사진과 순종실기, 은제커피잔, 포츠타머 보일러, 한국형 커피잔센트 외 각종 커피잔, 커피사탕떡, 문학다방에 걸려있었다는 타골액자 등 과거 커피문화를 읽을 수 있는 전시품이 다양하게 비치돼 있다.

또 작은 통로를 통해 아열대식물원으로 이동하면, 열대우림과 열대식물과 어우러진 시원한 폭포수, 커피농원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커피농원 중앙에는 2009년 '한·브 수교50주년' 기념으로 두 나라의 상징이 담긴 조형물도 자리잡고 있다. 브라질 산투스 두몽이 세계 최초로 제작한 비행기와 비행선을 한지로 표현한 조형물과 한국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화원에는 커피나무 외 열대수목 112종 총 1천500주, 녹차나무 등의 남부수목 72종 총 2천11주, 소나무 등 조경수목 52종이 2천201개체 등으로 다양한 지역, 문화를 의미하는 수목들이 한곳에서 어우러져 또 다른 문화를 드러내고 있다.

운영시간은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동절기(11월~2월)는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권은 어른은 3천원, 청소년은 1천500원 어린이는 1천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이 관람권으로는 커피ㆍ유자차ㆍ연꽃차 중 한 가지를 마실 수 있다.

◆ 10월의 이화원은 '재즈' 마니아를 위한 또 하나의 '공연장'

이화원 야외정원에는 한국전통정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사의지'와 넓은 잔디밭의 여유와 단정한 복사꽃 담장으로 아늑함까지 느낄 '일원지', 그리고 잣나무 숲 등이 조성돼 있다. 온실과 다른 이곳만의 특징은 자라섬의 기운까지 느끼며 '힐링'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원지 일대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기간이 되면, 재즈 마니아를 위한 대표적인 오브밴드 무대가 된다. 올해 역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JJ화원'이라는 이름의 오브밴드 특별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이 오브밴드 대표 공연장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재즈 선율만큼이나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담벼락을 소리 없이 넘어 온 잔잔한 북한강 강바람을 느끼며 잔디밭, 벤치 등에서 앉아 혹은 누워서 자유롭게 재즈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공연은 3일간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 45분까지 진행되며, 페스티벌 첫날인 3일에는 노글래시스 앤 플러스, 베이직엔오리지널트리오, 엔에스 재즈 퀄텟, 재즈이노베이션, 느루, Laurent Maur Quartet 등 6개 팀이 재즈공연을 펼친다. 이어 4일에는 데이트립, 임유진퀄텟, 하이듀오, 라스, 화접몽밴드, 조문근밴드 등의 공연이, 5일에는 엠씨리밴드, 박재준과 리듬터치, 페이스비트, 이성훈트리오, 허윤정 쿼텟, 낙타사막별노글래시스 앤 플러스 등 6개팀이 개성 넘치는 재즈선율을 전한다.

특히 팝과 미디, 일렉트로닉 음악 등 음악 폭을 넓힌 타 오프밴드 공연장과 다르게 전통 '재즈'공연으로만 구성했으며, 햇살을 가득 담은 작은 정원에서 즐기기 좋은 아늑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주로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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